우주개발 패러다임 바뀐다…'정부 주도 탐사'에서 '민간 주도 시장경쟁'으로

사진=NASA

1969년 7월 20일(미국 현지시각).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당시 기술로 달 착륙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미국 정부가 국가와 민주주의 체제의 자존심을 건 사업으로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꿈이 현실로 바뀌었다.

달 착륙 성공의 배경에는 미국과 소련(지금의 러시아)의 대립 상황이 있었다. 냉전으로 양국 간 무기 경쟁이 시작됐고 미사일 기술과 밀접한 발사체(로켓) 등 우주기술 개발로 경쟁이 확산했다.

이 경쟁은 암스트롱 선장이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디며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1969년 아폴로11호가 달 표면에 설치한 지진계. 사진=NASA 제공<br>
1969년 아폴로11호가 달 표면에 설치한 지진계. 사진=NASA 제공

50년이 지난 현재 달 탐사를 비롯한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은 정부가 주도하는 탐사 중심에서 민간 주도하는 우주산업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세기 말까지 군사와 안보, 경제 개발, 국가 위상 제고 등 국가적인 목표를 위해 우주개발이 진행됐다면 21세기 들어 '시장 개척'이라는 상업적 목표를 추구하게 됐다.

정부 주도로 아폴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미국의 경우 우주개발의 축이 이미 기업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대표 민간 우주탐사업체로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꼽힌다.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 상업화'를 이뤄내는 등 발사체 부문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64t짜리 물체를 탑재할 수 있는 '팰컨 헤비'의 재사용에 성공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사진=스페이스X 홈페이지 캡처

재활용 로켓으로 스페이스X는 우주 수송 서비스의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스페이스X의 혁신은 민간의 우주 진출을 가로막았던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에는 소형 발사체로 초소형 위성을 저렴하게 실어 나르는 스타트업 '벡터론치'가 설립되기도 했다.

민간 최초로 달 착륙을 시도한 이스라엘 스페이스IL의 요나단 와인트라우브 공동창업자는 18일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에서 "미래에는 비용이 더 감소해 많은 기업이 우주탐사를 시도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기술변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IL도 달 착륙선을 우주로 보낼 때 스페이스X의 3회 사용 로켓을 활용했다.

와인트라우브 창업자는 '우주 관광'이 잠재적인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도 자체 개발한 우주선 '뉴 셰퍼드'(New Shepard)를 이용한 저궤도 우주여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이자 민간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Blue Moon) 공개 행사에 참석, 블루문 실물 모형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영국 갑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 갤럭틱은 2월 승객을 싣고 약 90km 고도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우주 관광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연내 상장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인터넷'도 우주탐사 기업들이 노리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많은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데이터 통신용 그물을 만드는 식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우주 인터넷망을 구성할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쏘아 올렸다. 위성이 800개 정도가 되면 실제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리진도 우주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류 달 착륙 50년 만에 맞은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가 새로운 경제전쟁의 '뉴 프런티어'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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