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상] 홍준표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31개국 뿐이다”
대선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의 병역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홍준표 의원은 최근 유행한 드라마 D.P를 언급하며 모병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여성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계적인 추세는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뀌고 있다”며 “현재 징병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31개국이고 나머지는 모두 모병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2016년 폐지했고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대만도 2018년에 징병제를 없앴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의원의 말처럼 징병제 도입 국가는 31개국일까. 중부일보가 이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관련 링크]
1.홍준표 의원 여성·인구 정책 발표 영상 (유튜브 TV홍카콜라 채널)
2.홍준표 "상습 성범죄 화학적 거세 강력 집행"...여성인구 공약발표 (10월 1일 뉴시스 보도)
3."여가부 폐지·여성징병제"…'이대남' 사로잡을 수 있을까 (10월 5일 MBN 보도)
[검증방법] 국가별 징병제도 현황 확인
260여 개 국가들의 각종 정보를 담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에 나온 국가별 병역 의무 현황을 통해 현재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가 몇 곳인지 알아봤다. 또한 징병제 유지 국가와 모병제 전환 국가의 현황을 조사한 민주연구원의 보고서도 분석했다.
[검증내용]
징병제는 국가가 국민에게 병역의 의무를 종사하도록 법으로 지정한 제도이다.
다만 국가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대체 복무를 선택하거나 병역 대상자의 대부분이 복무하지 않는 선택적 징병제를 운영하는 국가도 있다. 또 남녀 모두 징병 대상이 되거나 대한민국처럼 징병제와 모병제가 혼합된 경우도 있다.

CIA 월드 팩트북에 나온 176개 국가의 징병제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징병제 또는 선택적 징병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모두 71개국, 징병제를 폐지했거나 운영하지 않는 국가는 105개국으로 나타났다.
71개국 중 선택적 징병제의 형태를 갖춘 나라는 13곳이었으며 나머지 징병제 국가 역시 모든 인원이 복무하는 형태는 아니었다.
오스트리아, 벨라루스 등의 국가는 대체 복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태국과 멕시코는 추첨을 통해 의무 병역을 수행하도록 했다.

여성이 징병되는 경우도 있는데 노르웨이와 이스라엘, 북한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노르웨이는 선택적 징병제도도 병행했다.
또 다수의 국가가 징병제를 폐지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조지아, 쿠웨이트 등이 다시 징병제로 환원하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이 징병제 폐지 국가의 예시로 들었던 중국은 선택적 징병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병역법 2조에 따르면 ‘의무병, 지원병을 병행하며 민병과 예비역으로 구성되는 병역제도’라고 나왔는데 징병 대상 인구가 많아 사실상 모병제의 형태로 운영 중이다.
아울러 민주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155개국 중 모병제로 전환한 국가가 89개국(57.4%), 징병제 유지국은 66개국(42.6%)로 나타났다.

[검증결과]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31곳 이상이었다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징병제 폐지나 모병제 전환 국가는 징병제 운영 국가보다 많았다. 특히 홍준표 의원이 주장한 31개 국가보다 많은 60~70여개 국가가 다양한 형태의 징병제(선택적 징병제, 징모 혼합제, 대체복무제 등)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홍준표 의원이 밝힌 “징병제 국가는 31개국이다”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정영식·이한빛 기자, 신다빈 인턴기자)
[근거 자료]
2.민주연구원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 정책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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