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상]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 “주요 국가들은 국회의원에 외교관여권 발급하지 않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외교관 여권의 발급규정을 보완하는 대용을 담은 여권법 일부 개정안 등의 심사에 돌입했다.

지난 5월 10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관용여권과 외교관여권의 발급 대상인 동반 자녀의 연령을 27세 미만의 미혼 자녀에서 만 18세 미만으로 하향하고, 외교관여권 발급 대상에 현직 국회의원을 추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홍걸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실질적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 외교관여권 발급 기준에는 외교부장관이 필요하면 발급한다는 불분명한 기준이 나와있다”며 “특권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규정을 하자는 뜻에서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일 오후 수원시 여권민원실에서 직원이 보안이 강화된 차세대 전자여권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 보안성과 내구성이 강화된 남색 표지의 차세대 전자여권은 21일부터 각지역 여권 민원실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노민규기자
20일 오후 수원시 여권민원실에서 직원이 보안이 강화된 차세대 전자여권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 보안성과 내구성이 강화된 남색 표지의 차세대 전자여권은 21일부터 각지역 여권 민원실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노민규기자

외교관여권의 유효기간은 5년으로 소지자는 공항 출입국 과정에서 VIP 의전을 받게 돼 소지품 검사 제외·빠른 수속 등의 혜택을 받는다. 또 경범죄 등에 대한 면책특권이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 비자가 면제되기도 한다.

국회의원을 외교관여권 발급 대상에 넣는 시도는 지난 2015년에도 있었다. 안홍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외교관 특권을 누리기 위한 시도라는 비판을 받았고,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이번 개정안 역시 발의 이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한편 외교부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은 외통위 심사에서 “전체 국회의원에 대한 외교관여권 발급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국회의원에 대해 외교관여권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해외 주요 국가들의 외교관여권 발급 기준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국회의원이 실제로 발급 대상에 포함돼 있는지 팩트체크한다.

 

[관련 링크]

1.'외교관 여권 특권'에 눈먼 금배지·정부(서울경제 11월 16일자 보도)

 

[검증 방법]

현재 외교관여권을 어떻게 발급해주는지 여권법 시행령을 확인하고 김홍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권법 개정안과 관련된 자료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확인했다.

아울러 다른 나라의 외교관여권 발급 기준을 살펴보기 위해 주요 국가의 여권 관련 법, 규정을 알아보고 외교부 여권과에 문의해 국회의원의 외교관여권 발급 사례를 확인했다.

 

[검증내용]

외교관여권의 발급규정은 여권법 시행령에 설명돼있다.

제10조에 따르면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외교부장관, 특명전권대사,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외교부장관이 지정한 외교부 소속 공무원,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다른 국가공무원 등이 대상에 명시됐다.

국가별 여권 표지 모음. 사진=passportindex 홈페이지 캡처
국가별 여권 표지 모음. 사진=passportindex 홈페이지 캡처

아울러 ‘그 밖에 원활한 외교업무 수행이나 신변 보호를 위해 외교관여권을 소지할 필요가 특별히 있다고 외교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발급해주고 있다. 국회의원은 일부에 한해 이 항목에 따라 외교관여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원의 경우 의회 외교와 재외공관 국정감사 등으로 해외 출국이 많아 외교관여권을 발급한다. 유효기간은 상임위원 임기(2년)에 6개월이 더해진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모든 국가를 확인할 수 없어 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국가별 여권 관련 규정을 살펴봤다.

1) 미국

미국 외교관여권은 국무부의 승인을 받은 사람이나 배우자, 가족에게 발급된다. 미국 국무부의 외교 매뉴얼을 살펴보면 외교업무를 수행하는 인물뿐만 아니라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대통령·부통령 당선자, 국무장관 및 차관보, 법무장관 및 법무차관, 일부 연방의원 등이 발급 대상에 포함된다.

외교관여권은 공무 수행의 목적으로 해외에 방문할 경우 발급받을 수 있는데 ▶여행을 허가하는 소속 위원장의 공식 서한 ▶국제회의 참가를 위한 대표단 임명 서류 ▶공무 출장을 증명하는 해당 의원의 공식 서한 등의 서류를 국무부에 제출해야 한다.

대부분의 연방의원은 관용여권을 받는다. 외교관여권은 상·하원 내 중진 및 당 지도부 소속 의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발급된다.

2) 일본

일본에서 국회의원은 원칙적으로 공용여권을 발급받는다. 외교관여권도 존재하는데 황족이나 일본 총리와 장관, 중의원·참의원 의장, 외교관 등이 받는다. 외국 정부로부터 정식 초청을 받아 국외 출장을 나가는 국회의원도 외교관여권을 받을 수 있는데, 임무가 종료되면 외교관여권 효력이 정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3) 영국

영국 정부가 발행한 ‘영국 외교부 및 해외 외교공관 직원의 여권 신청서 처리에 대한 직원 지침’에 따르면 외교 또는 공식 지위를 부여받은 영국 정부 직원과 그 부양가족에게 외교관여권 또는 관용여권을 소지하도록 인가하고 있다.

외교관 또는 영사관 신분은 외교관 여권을, 관리 및 기술적 지위는 관용여권을 발급받는데 구체적인 발급 대상이 나오진 않았다.

G7 국가의 국회의원 외교관여권 발급 여부를 정리한 표
G7 국가의 국회의원 외교관여권 발급 여부를 정리한 표

4) 프랑스

2009년 2월 11일자 외교관여권에 관한 법령에 따르면 발급 대상은 외교관과 더불어 대통령, 국무총리, 상원·하원의장과 장관 등 정부 구성원으로 명시돼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과 총리, 외무장관에도 예우상의 목적으로 외교관여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이들을 수행하는 인물들에게도 외교관여권을 발급해주고 있는데 지난 2019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내다 파면당한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외교관여권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5) 독일

독일은 G7 국가 중 유일하게 국회의원에게도 외교관여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독일연방공화국 공식 여권발급에 관한 일반 행정 규정’에 따르면 총리와 대통령, 장관 등 내각 구성원을 비롯해 연방상원·연방의회 의장단과 의원 등에도 외교관여권을 발급하도록 명시돼있다.

6) 이탈리아

2008년 11월 21일자 ‘외교 및 관용여권 발급에 관한 규정’ 1조를 살펴보면 이탈리아 대통령과 총리, 상원·하원의장과 부의장,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국제관계 분야와 관련된 상임위원장 등은 임기 동안 외교관여권을 발급받는다. 상·하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의원들은 관용여권 발급 대상에 포함된다.

7) 캐나다

캐나다도 이탈리아와 비슷한 시스템을 갖췄다. ‘외교 및 특별여권 명령’에 따르면 총리와 총독을 비롯해 상원·하원 의장과 상·하원 야당 대표에게는 외교관여권이, 일반 의원에게는 특별여권이 발급된다.

8) 기타 국가

국회 외통위가 발행한 여권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는 ‘주요국 국회의원 외교관여권 발급 현황’이 나오는데 G7과 더불어 다른 국가들의 외교관여권 발급 실태가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정리한 여권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참고자료. 자료=외교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정리한 여권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참고자료. 자료=외교부

이중 G20 국가에 포함되는 중국은 전국인민대표회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와 각 당파의 주요지도자들이 발급 대상에 포함됐고 러시아도 연방의회 최고위직 특수임무수행자에만 외교관여권을 발급하는 것으로 나왔다.

호주는 의장단과 더불어 야당 대표단에, 멕시코는 의장단과 의회 상설위원회 의장들에게 외교관여권을 나눠줬다.

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발급 대상을 의장단 등 일부 의원으로 제한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상·하원 의장은 필수 대상이지만 의원들은 재량에 따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도 상·하원의장만 외교관여권을 받을 수 있다.

벨기에는 상·하원, 지방 및 언어권 의회 의장과 수석부의장 등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국회의장과 연방의회 의장 및 부의장, 외교분과위원회 의원 및 유럽공동체 의원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덴마크는 국회의장과 의장단뿐만 아니라 국회 내 외교 관련 상임위(외교정책위·외교위·유럽위원회) 의장과 부의장, 유럽의회 의원 등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했다. 스위스 역시 연방 상·하원의장, 유럽의회 대표, 해외 공무 출장이 잦은 의원에게 외교관여권 혜택을 줬다.

핀란드는 특이하게 의회 대변인과 부대변인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했다. 반면 노르웨이는 국회의원에게 관용여권을 발급했고, 덴마크 역시 상술한 대상을 제외한 일반 의원들은 관용여권 대상에 속했다.

한편 G20 국가 중 국회의원에 외교관여권을 발급하는 국가는 앞서 소개한 독일을 비롯해 터키, 브라질 등이 있었다. 터키는 여권법 제13조에 따라 국회의원을 대상에 포함했다. 브라질도 2006년 12월 4일 시행령 6조에 의거해 의회 의원들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했다.

 

[검증결과]

G7 국가 중에서는 독일이 국회의원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했고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은 의장단과 일부 의원들이 발급 대상에 포함됐다. G20으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터키와 브라질만 외교관여권 발급규정에 명시했을 뿐, 대부분의 국가는 의장단과 일부 의원에 한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주요 국가에서는 국회의원에게 외교관여권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는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이한빛·박지희 기자)

 

[근거 자료]

1.여권법 시행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2.강복원 외교부 여권과장 전화인터뷰

3.김홍걸 국회의원실 전화인터뷰

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권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참고자료

5.미국
-미국 국무부 외교 매뉴얼과 핸드북(Foreign Affairs Manual and Handbook)

6.일본
-일본 여권법 번역본(법제처 세계법제정보센터)
-일본 오사카부 여권 발급 안내 정보
-일본 중의원 ‘외교 여권의 발급 등’에 관한 질문과 답변

7.영국
-Diplomatic and official service: passports and observations

8.프랑스
-외교관여권 관련 법령

9.독일
-독일연방공화국 공식 여권발급에 관한 일반 행정 규정

10.이탈리아
-외교 및 공무여권 발급에 관한 규정

11.캐나다
-캐나다 정부 특별여권 또는 외교여권 관련 안내

12.터키
-터키 외무부 여권 관련 정보

13.브라질
-여행서류규정(2006년 12월 4일 시행령)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시민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jbbodo@joongboo.com)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