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밴드 멤버로 무대를 장식했던 꿈 많은 청년은 무대의 장치를 다루는 기계감독이 돼 공연을 책임지게 됐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기계공학도라는 자신의 특성을 살려 무대기술 세계에 뛰어들었다.

"무대 기계 파트는 일반 관객들에게 생소한 분야죠. 관객들은 보통 무대 위 모습만 보고 있어서 어떤 장치들이 있는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저는 공연 때 사용되는 기계 전체를 운용·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대관공연 등 일부 공연은 외부 연출진이 조명과 음향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기계 파트는 오로지 서 감독의 손짓으로 좌지우지 된다. 아트센터 대극장의 무대기계를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인력이라는 의미다. 서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을 배우며 음악과 밀접하게 생활해왔다. 또, 대학생 때는 밴드활동을 하며 무대에 직접 올라 연주를 하기도 했다. 공연장은 그에게 놀이터와도 같은 공간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접하면서도 기계공학이라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계감독’은 천직이었다.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는 100여 개의 기계가 있으며 무대기계는 크게 상부기계, 하부기계로 나뉜다. 상부기계는 공연장 건물 가장 상층부에 설치돼 무대에서 사용하는 막이나 세트들을 매달아 전환하는 장치들이다. 반사판과 조명, 세트바톤까지 도합 70개의 장치가 있으며, 각 기계당 800㎏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 하부기계는 무대 아래쪽에 설치된 기계들로, 오케스트라 피트가 대표적인 하부기계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공연 하나를 연출하려면 이처럼 복잡한 기계를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 공연의 완성도 뿐 아니라 출연진의 안전 역시 기계감독의 손 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공연이 셋업(준비과정) 되고, 리허설이 진행되고, 또 철거까지 긴장을 늦출 수 있는 순간이 거의 없다. 버튼 하나가 안전과 직결된다"며 "예를 들면 위에서 내려오는 세트와 옆에서 들어오는 세트가 동선이 겹치면 위험한 순간이 생긴다. 특히 무대 뒤는 어두운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적외선 카메라도 사고 방지를 위해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또, 작품의 완성도와 공연의 환영성을 유지하기 위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트의 모습들이 바로 바로 바뀌어야 관객들이 작품에 대한 환상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어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전환을 하면서도 동시에 안전을 책임지죠. 어떻게 해야 장면을 더 멋지게 전환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공부합니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서동권 기계감독. 사진=경기아트센터

서 감독은 매 공연마다 무대감독과 별도의 테크 리허설을 진행한다.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기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10년이라는 기간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실수나 사고 없이 공연을 마쳤다.

"공연이 끝나면 하우스 매니저의 무전인 ‘모든 관객 분들이 퇴장하셨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철거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공연장에서 일하는 게 힘들 때도 많지만 그런 것을 상쇄할 정도로 공연에 대한 열정이 크고, 또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돈으로도 바꿀 수 없습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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