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정국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각 정부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연이어 국회에서 검증받고 있다.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친다는 것은 곧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을 받는다는 의미다. 후보자로서는 그만큼 엄중하고 겸손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한국 정치사의 대표적인 논쟁적 인물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조차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빽바지 논란’을 뒤로 하고 ‘2대8 가르마’로 상징되는 차분하고 얌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후보자로는 엄중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여야함을 시사하는 사례다. 정치권에서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증의 내용보다는 자세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정부가 출범한다는 것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는 의미와 함께 새로운 인물로 내각이 구성된다는 의미다. 이들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인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윤 당선인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내각 인선에서 할당이나 안배는 고려되지 않았고, 능력이 가장 중시됐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인선 기준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유능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실제 평가는 어떨까.

윤 당선인의 인사는 크게 ‘육서영 전남친’으로 요약된다. 60대 나이에 서울대·영남 출신, 전 정권(이명박·박근혜) 인사, 남성, 친한 사적 인연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특히 필자가 소속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법대 4년 후배로 윤 당선인이 매우 편하게 대하는 직속 후배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송곳검증’이 더욱 필요하다. 인선기준이 전문성, 유능함, 능력이라던 윤 당선인 측의 주장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려야 한다.

실제로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5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한꺼번에 열렸다. 앞으로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총 20명이 검증대상이다. 필자 역시 3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서는 함량 미달의 인사가 수두룩하다. 저런 후보자가 과연 국정을 이끄는 자리에 합당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되기도 하는데 이번 인사청문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특히 부실한 자료제출이 문제다. 검증을 위해 성실한 자료제출은 필수불가결 요소다. 그런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자료제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인사청문회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됐다. 이뿐 아니다. 자료제출 공방으로 다른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증인과 참고인 출석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지난 4월 28일에서 5월 3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여야가 협의한 증인 4명이 모두 불참석을 ‘통보’ 했기 때문이다. 증인 및 참석인 출석 여부도 인사청문회 파행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은 ‘비리 만물상’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정정당당하게 나서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으면 될 일이다.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하고 증인과 참고인 출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을 요청한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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