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5년이 지났다. 2007년 스티브 잡스는 최신 휴대전화들을 비판했다. 그것들이 스마트폰이라 불리지만 실상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는 말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홈, 스마트 공장, 스마트 의류 등 ‘스마트’ 자가 붙은 여러 가지를 만나고 있다. 물론 이 중 일부는 스티브 잡스 기준에서 볼 때 충분히 스마트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집, 공장, 옷이 어느 정도 스마트할 수 있다면, 선거도 스마트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일단 우리나라의 투표는 어떨까. 사전투표를 할 경우 유권자들은 자기가 사는 곳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를 받을 수 있다. 우리에겐 당연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없는 많은 나라에서 볼 때 스마트해 보일 것이다.

선거 관련 여론조사도 발전했다. 과거 유선전화 위주로 여론조사가 이뤄졌을 때에는 실제 유권자들의 의견과 여론조사 결과 간에 차이가 컸지만, 2017년 여론조사에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후 차이가 좁혀졌다.

사실 2022년 대한민국 선거에 있어서 가장 스마트하지 않아 보이는 부분은 선거운동이 아닐까? 후보자들은 아직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에 선거운동원들을 세워놓고 있고, 대형 전광판과 스피커가 부착된 트럭을 통해 길거리 광고를 한다. 길에 걸려 있는 현수막도 스마트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이 사는 곳의 후보자들에게서도 문자 메시지가 오지만, 자신에게 투표권이 없는 다른 지역의 후보자들에게서도 문자 메시지가 오는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문화적 역량, 소프트 파워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노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도 빛이 났다. 마스크, 백신 등과 관련하여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자신이 투표권을 가진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스마트하게 접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 된다면 유권자들이 누굴 뽑을지도 좀 더 스마트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통령선거와 같이 큰 선거는 매스 미디어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지방선거와 같이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는 매스 미디어만으로는 정보 획득이 충분치 않다.

예를 들어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시장 후보 토론의 경우에도 이런 토론이 방송된 적이 있는지, 후보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유튜브를 검색해 다시 볼 수 있더라도, 2시간 분량 전체를 원하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에 10분 이내로 압축된 것을 원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유권자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선거운동이 되려면, 더 스마트해져야 하지 않을까.

작은 기초자치단체라도 매년 수 천억 원의 예산을 다룬다. 정당만 보고 뽑아도 충분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또 다른 상당수는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보고 뽑고 싶어 한다. 정당이라고 공천에 완벽할 수 없고, 행정과 예산 운영을 잘 할 사람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바쁜 사람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IT가 가장 발달한 선진국 중 하나이다. 먹고 사는 게 바빠서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유권자들을 위해 좀 더 스마트한 선거운동이 법적·제도적으로 촉진됐으면 좋겠다.

전형준 연구위원(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아시아 평화 분쟁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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