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사이며, 구약 성서학자인 월터 부르그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이런 글로 시작되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지금, 신앙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비판적 신앙의 렌즈로 이 바이러스를 해석한 어떤 논평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 또는 책임에 직면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설교자와 목회자는 성경이라는 렌즈를 통해 신자들의 삶을 해석하여 그들에게 절망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2년여 팬데믹 상황을 맞이한 처음 몇 달 동안, 나는 이 사태의 성격을 파악하느라 허둥거리며 문제의 해답이 어디 있을지 그것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생전 처음 경험해 보는 고통스러운 날들에 대한 최선의 분석이 무엇일까 깊이 고민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태 앞에서 설교자로서 갖는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난에는 말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무친 아픔은 화려한 말로 결코 달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고난을 통과하도록 우리를 인도하고 이끌어 주는 것이 있다. 우리의 귀와 마음에 초청하는 소리가 있다. 눈물이 변하여 치유의 터가 되게 하고, 슬픔이 변하여 오히려 춤이 되게 하는 길이 있다.

성서에서 예수는 "애통하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상실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들여다보는 법을 배우는 사람이다. 우리는 부정이 아닌 것으로 삶의 고통을 맞이할 때 뜻밖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성서는 하나님을 나의 곤경 속에 초청할 때 우리의 삶은 슬픈 순간이라 할지라도 기쁨과 희망을 딛고 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삶을 움켜쥐려는 태도 보다 오히려 그것을 내려놓으면 결국 스스로 움켜쥘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때로 고난 중에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있다. 고통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고난의 시간에 이런 마음은 또 다른 유혹이다.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서라도 그 상황에서 재빨리 도망하려고 하면 오히려 수렁에 빠지듯 더욱 심각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고난을 피하지 않고 통과하는 법을 배우면 고난을 전혀 새롭게 맞이할 수 있다. 고난을 통해 배우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성서가 가르치는 고난을 이기는 법이 이것이다. 하나님이 더 큰 목표를 위해 고난을 사용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서는 말하기를 고난은 사력을 다해 피해야 할 불청객이나 저주가 아니라 더 깊은 온전함으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슬픔이란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과 마주하게 하지만 우리의 고난보다 더 큰 이에게 부딪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난의 시간에 더 큰 어떤 연관(聯關)을 생각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슬픔은 위로를 향한 걸음을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걸음이 곧 춤을 위한 작은 스텝이 되지만, 그것은 대개 노력 없이 저절로 나오지 않는다. 성서의 하나님은 이런 방식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춤을 가르쳐 주었다. 400여 년 동안 고난 가운데에서 애통하며 한 걸음씩 스텝을 옮겼던 사람들이 도달한 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광야, 즉 물이 없고 쉼이 없는 곳을 헤매고 다녔던 다윗도 이 춤을 추었다. 도덕적 타락으로 나라를 나락에 빠뜨렸던 사악한 왕으로부터 모함을 받아 도망쳐 몸을 숨긴 동굴에서 죽기를 소원했던 엘리야가 끝내 이 춤을 출 수 있었다.

성서의 인물들은 때로 고난이 만든 비틀거림이 기쁨의 춤을 위한 스텝이 되어 음침한 골짜기와 고독한 밤을 피할 수 있는 치유의 춤이 된 경우를 보여준다. 이 춤의 안무자가 바로 궁극자이며 상처의 한복판에서 우아하게 미끄러져 나갈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 주는 하나님이다. 이제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 감염병이 가져온 우리 사회에 남긴 고통의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이제 지나온 2년여의 고통의 시간에 비틀거리며 배웠던 슬픔이 절망을 이기는 춤사위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제 우리 함께 상한 영혼을 서로 위로하며 손을 맞잡고 다시 함께 춤을 추는 치유의 시간을 기대하자.

차종관 세움교회 목사, 성결대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