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상] 고준호 경기도의원 “경기도 버스 기사 평균 노동시간은 서울시 평균보다 약 50% 높고, 임금은 약 30% 낮다”

지난달 30일 예고됐던 경기도 버스 총파업이 철회됐다.

경기도 버스노조 측은 ▶장시간 운전 문제, 임금 격차 해소 등 노동조건 개선 ▶1일 2교대제 전환 ▶시내버스 노선 준공영제 전면시행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파업 당일 자정 사측과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출근길 버스 공백이 우려됐으나 막판 극적 타협을 통해 ▶공공버스와 민영제 노선 기사 임금 5% 인상 ▶14일 전 배차 근무표 작성 ▶유급휴일 수당 지급 등에 합의하며 타결을 이뤄냈다.

경기도 역시 김동연 지사 임기 내 준공영제 전면시행, 임금 격차 해소 등을 약속하며 노사 합의에 힘을 보탰다.

승객들이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중부일보 DB
승객들이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중부일보 DB

이번 노사 갈등의 원인이었던 근무 시간과 임금 문제는 총파업 이전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경기도 버스기사가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21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고준호 의원은 도가 같은달 15일 발표한 ‘시내버스 안정화 종합대책’을 언급하며 “(도내) 버스 기사 임금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탓에 노동조건이 양호한 서울 또는 인천 버스회사로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기사 부족으로 인한 노동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경기도 버스 기사의 평균 노동시간은 서울시의 일 평균 9시간에 비해 약 50% 높은 14.9시간이고, 임금은 약 30%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고준호 의원의 주장은 사실일까. 중부일보가 경기도 버스 기사와 서울시 버스 기사의 노동시간과 임금을 팩트체크 했다.
 

[관련 링크]

1.경기도의회 제363회 제2차 본회의 회의록

2.경기도의회 제363회 제2차 본회의 영상회의록

3.고준호 의원,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면 시행을 위한 ‘경기도 시내버스 안정화 종합대책’ 수정 촉구 보도자료


[검증 방법]

경기도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평균 근로시간과 임금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교통국과 한국노총 전국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경기지역 자동차노동조합, 도내 버스 업체 등에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다만 민영제를 시행 중인 경기도 시내버스와 달리 광역버스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비교 대상으로 지목됐던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의 근로시간과 임금은 서울시 도시교통실과 서울특별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전국 자동차노조 산하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에 확인했다. 아울러 버스 기사들의 근무여건에 대해 정리한 기타 자료에서 근로시간과 임금 관련 내용이 있는지 조사하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검증 내용]

◇민영제로 운영되는 경기 시내버스, 격일 근무로 하루 17~18시간 일해
시내버스 기사들의 임금과 근무 시간 비교를 위해 먼저 해당 발언을 한 고준호 경기도의원에게 출처를 확인했다. 고 의원은 “버스 업체에 직접 문의해 내용을 정리했다”고 답변했다.

경기도 시내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돼 업체마다 별도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임금이나 근무 시간도 업체별로 달랐다. 한 버스 업체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이기에 근무 시간이나 임금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경기지역 자동차노조는 32개 사업장의 임금과 근로시간 평균을 정리해 보관하고 있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사업장의 평균 근로시간은 하루 17~18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격일제를 운용하다 보니 근무 시간이 길었다.

평균 임금은 약 330만 원이었다. 임금은 상여금과 무사고 수당을 포함한 것으로, 지난달 30일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된 인상분 5%를 반영하면 내달부터는 345만 원으로 오른다.

이종화 경기지역 자동차노조 노사대책국장은 “기사들의 임금제는 직무급에 가까워 연차에 따라 임금이 차등 적용되지 않고 근속 수당만 차이가 있다”며 “게다가 도내 업체 간 임금이 평균화되지 않아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한 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중부일보DB
수원의 한 버스 차고지에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중부일보DB

경기도가 제공한 ‘버스 운전직 운영체계’ 자료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2021년 기준 경기도 민영제 일반노선(시내버스) 기사들의 월평균 근무 시간은 214.4시간, 근로일수는 15.2일이었다. 이를 토대로 하루 근무 시간을 계산해보니 14.1시간으로 나타났다.

임금은 지난해 기준(3호봉급) 민영제 시내버스 기사들의 월 급여 총액 평균이 305만5천945원이었다. 상여금 등을 합산한 연 급여액은 3천948만4천286원이었는데, 이를 월별로 계산하면 평균 329만357원이었다.

지난 2020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발간한 ‘노선버스 운수종사자 및 업종 실태조사’에서도 대도시 버스와 경기도 버스의 운행시간, 근무 시간을 비교했는데 여기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버스의 일평균 운행시간은 7.3시간, 휴게시간은 1.3시간으로 이를 합친 하루 근무 시간은 8.6시간이었다. 경기도의 경우 7개 업체의 운행시간 평균이 14.2시간으로 서울과 약 2배 차이가 났다. 휴게시간도 3.1시간으로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졌다. 이를 합친 일 평균 근무시간은 17.3시간으로 집계됐다.
 

◇‘준공영제 도입’ 서울버스, 매년 협약 통해 임금 등 처우 사항 결정
지난 2004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는 매년 조합과 노조 측이 임금 협상을 통해 처우를 결정한다. 협약된 근로시간과 임금 내용은 서울특별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이 운영하는 ‘서울시내버스 운전직 채용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적용되는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처우 사항을 살펴보면 1일 2교대 방식으로 하루 9시간을 근무하며, 임금은 1호봉 기준 352만5천136원을 받는다. 임금은 월 임금(321만4천40원)에 제수당(31만1천96원)을 더한 것으로, 여기에 상여금을 포함할 경우 402만3천964원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임금은 해당 연차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명시한 것”이라며 “제수당은 무사고 포상금과 연차 수당을 합산한 금액이며, 상여금은 격월로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과 경기도 시내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과 임금 등 처우 비교 그래픽. 제작=심미정 기자
서울과 경기도 시내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과 임금 등 처우 비교 그래픽. 제작=심미정 기자

경기도에서는 광역버스가 준공영제(노선입찰제 방식)로 운영 중이다. ‘경기도 버스 운전직 운영체계’ 자료를 살펴보면 도내 준공영제 광역버스 기사들의 월 근로시간은 199.9시간, 근로일수는 21.8일로 일 평균 약 9.2시간으로 나타났다.

임금의 경우 3호봉만 공개하고 있었는데, 초과급여를 제외한 월 임금은 367만5천365원이었다. 연 급여액은 4천448만4천370원으로 월별로 계산해보면 평균 370만7천30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3호봉급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은 328만4천64원이었다.

준공영제인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처우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 시간은 비슷했고 상여금을 제외한 월 임금은 경기도가 40만 원 정도 높았다.

다만 민영제인 경기 시내버스 기사들과 비교해보면 근로시간은 시내버스 기사들이 더 많았던 반면 임금은 광역버스 기사들이 60만 원 이상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준공영제 수입금 공동관리 방식을 실시하며 처우 향상을 위해 연간 3천억 원씩 쏟아부음으로써 1일 2교대제를 정착시키고 기사들의 환경을 개선했지만, 경기도는 그에 비해 예산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아직 민영제가 대수를 차지하지만, 준공영제가 확대된다면 노선입찰 방식을 시군 상황에 맞게 협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

경기도와 경기지역 버스조합 및 버스노조 등에 확인한 결과 민영제로 운영되는 경기도 시내버스 기사의 하루 근무 시간은 약 14.1~18시간이고, 임금(상여금 포함)은 306~330만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버스는 일 평균 8.6~9시간 근무하고 임금(제수당, 상여금 제외)은 1호봉 기준 약 321만 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3호봉 기준 임금(상여금 제외)의 경우 경기도는 305만5천945원, 서울은 328만4천064원으로 25만 원 정도 차이가 났다. 경기도 3호봉과 서울 1호봉 기준으로 했을 때도 서울이 16만 원 정도 높았다.

종합해보면 경기 시내버스 기사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서울시보다 5~9시간 정도 길었고, 임금은 25만 원 정도 적었다.

근무 시간 격차가 큰 이유는 근무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1일 2교대제로 운영되는 반면, 경기 시내버스는 격일제로 운영돼 하루 근무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경기도 버스기사의 평균 노동시간은 서울시 평균보다 약 50% 높고, 임금은 약 30% 낮았다”는 고준호 경기도의원의 발언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이한빛 기자, 김광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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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자료]

1.고준호 경기도의원 전화인터뷰

2.전국자동차노조 경기지역 자동차노동조합 이종화 노사대책국장 전화인터뷰

3.경기도 ‘버스 운전직 운영체계’ 내부자료

4.경기도 교통국 버스정책과 김정권 팀장, 조창희 주무관 전화인터뷰

5.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선버스 운수종사자 및 업종 실태조사

6.서울시 버스정책팀 권범기 주무관 전화인터뷰

7.전국자동차노조 서울시버스노동조합 관계자 전화인터뷰

8.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서울시내버스 운전직 채용관리 시스템 근무 방법 및 임금

9.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2022년 임금협정서

10.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 전화인터뷰

11.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전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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